체첸사태 게릴라戰 양상-벼랑끝 체첸군 국면전환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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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이번 부덴노프스크 사태는 체첸사태의 성격이 정규전에서 게릴라전으로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체첸軍은 사실상 괴멸된 상태로 새로운 방향전환을 모색해왔다. 지난 13일 러시아군이 체첸군의 최후거점인 그로즈니 남동 50㎞ 지점의 샤토이를 점령함으로써 반군의 최후는 시간문제였다.러시아정부는 평정된 지역을 대상으로 경제재건을 위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새로운 체첸 지도부 편성을 위해 총선거실 시를 추진해와 체첸은 거의 정상화되어 왔다.
결국 설 자리가 없어진 조하르 두다예프 체첸대통령을 비롯한 체첸군이 국면전환용으로 돌발적 테러를 선택했다는 얘기다.
러시아정부가 부덴노프스크 사태 직후 즉각 모스크바市 외곽도로뿐아니라 도시중심부와 공항.지하철에서의 검문을 강화하고,北카프카스지역 공항을 폐쇄한 것도 체첸군의 테러확산 기도를 차단하기위한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모스크바를 비롯한 대도시에서 이같은 대규모의 테러와 도시게릴라전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그것은 무엇보다 이동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는 체첸과 인접한 北카프카스지역이 가장 위험하다.러시아정부는 특히 이번 사태가 北카프카스 산악민족 특유의 연대를 자극해 이 지역 전체가 동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일부 관측통들은 옐친정부가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테러가 확산될 경우 올해 총선과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승산이 희박하다고 생각하는 옐친대통령이 「국가질서 수호」를 이유로 선거 자체를 취소할지도 모 른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볼때 이번 사건은 그동안 안정세를 보여왔던 러시아 전체에 정치.사회적인 불안기류를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
[모스크바=安成奎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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