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무소속-돈줄.홍보등 모든게 不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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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무소속은 외롭다.이번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후보들의 한결같은토로다.무소속 입장에서 통합선거법은 족쇄다.모든게 정당후보중심이란 것이다.그들에게 일본선거의 무소속 돌풍은 그림의 떡이다.
무소속 박찬종(朴燦鍾)후보 관계자들은 요즘 발을 동동 구른다.무소속이 겪어야 하는 고통을 실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장은 홍보물이다.후보 등록이 끝나면 후보들은 선관위에 홍보물을 제출해야 한다.3일이내다.서울시장 후보의 경우 홍보물은 4t트럭 35대 분량이다.낱장으로는 1천8백여만장에 달한다.엄청난 규모다.때문에 미리미리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朴후보 진영은 아직 인쇄도 못하고 있다.무소속은 기호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후보 등록이 끝난뒤에야 기호를 배정받는다.번호없는 홍보물을 만들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민자당 정원식(鄭元植),민주당 조순(趙淳)후보는 제작을 거의 완료한 상태다.그들에게는 이미 1,2번의 기호가 주어져 있다.朴후보는 통합선거법의 홍보물 조항을 위헌제소까지 했다.아예 홍보물 일부의 제작을 포기할 생각이다.대구 문희갑(文喜甲)후보,제주 신구범(愼久範)후보도 사정은 비슷하다.
무소속후보의 고통은 그 뿐만이 아니다.선거는 조직및 자금의 싸움이다.어느 것 하나 부실하면 선거에 이길수 없다.그러나 무소속후보들에게는 어느 것 하나 보장되지 않는다.
우선 자금면이다.민자당은 이번 선거에서 2백66억원의 국고보조를 받는다.민주당도 2백14억원을 받는다.자민련도 1백억원을넘게 받는다.물론 정당의 국고보조는 여러 후보들이 나눠 쓰게 된다.그래도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목돈을 거머쥘 수 있다.그러나무소속은 단 한푼도 없다.그럼에도 TV유세에는 10분당 7천여만원의 돈을 똑같이 내야한다.돈 못받는 것도 서러운데 돈 쓰는것은 똑같다.
물론 선거법의 취지는 충분히 일리가 있다.무소속 후보에게도 국고보조를 할 경우 아마 상상을 초월한 후보가 난립할 것이다.
무소속의 고통은 조직 측면도 마찬가지다.기본적으로 무소속은 당원이 있을 수 없다.그러니 당원교육도 못시킨다.당원교육이란 명목으로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하는게 우리 정당이다.무소속이니 당보가 있을리 없고 당보배포도 할 수 없다.당보배 포는 아주 효율적인 선거운동의 한 방법이다.
또한 정당연설회를 할 수 없다.각 정당은 이번에 광역.기초단체장과 광역의회의원이 참여하는 패키지 유세를 할 예정이다.그러나 무소속은 유랑극단과 다름 아니다.
무소속은 후보등록에도 엄청난 시간과 인원이 든다.정당후보는 공천만 받으면 그 뿐이다.그러나 무소속 후보는 유권자 추천을 받아야 한다.서울시장의 경우 세개 區이상의 50명이상씩 총1천명이상 2천명이하의 추천을 직접 받아야 한다.무소 속은 괴롭다.민자당의 한 관계자는 무소속의 고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누가 탈당하랬나.』 〈李年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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