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조명>北美경수로회담-정부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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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北-美 콸라룸푸르회담을 지켜보는 청와대의 입장은『마지노선은 확보됐지만 좀더 밀어붙여 보다 명확한 결과를 얻어내자』는 것으로 압축된다.
사실상의 합의에 만족하지 않고 명문화된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물론 밀어붙이는 대상은 미국과 북한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한국을 소외시키거나 남북대화가 막혀있는 상태에서는 무엇하나 얻어낼 것도 없고 문제도 풀리지 않는다는 점을이 기회에 분명히 인식시키려는 것이다.
더구나 북한이 회담의 잠정합의내용을 먼저 발표하는등의 태도에대해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韓美관계에 있어서도 지금까지 미국입장을 무조건 수용하던 자세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계설정을 기대하고 있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8일 빌 클린턴美대통령의 전화를 받고우리측의 다소 불만스런 입장을 전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金대통령의 입장이 정부내에선 가장 강경하고 원칙적인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회담이 깨져 남북간에 극한대립상황이 초래되는 것은 원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협상한 내용을 고분고분 수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콸라룸푸르에서 진행되고있는 北-美간 회담이 사실상 타결국면에 접어들자 외무부는 지난해 제네바합의에서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각오로 한국형과 우리의 중심적 역할을 어떤 표현이든 北-美간 합의문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재강조.
외무부 한 당국자는 8일『우리는 과거 4백번이상 북한을 다뤄본 협상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미국을 겨냥하면서『지난해와는 달리 이번에는 반드시 명확한 문서화를 통해 향후 또다른 문제가 불거져나오지 않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 명.
특히 이 당국자는 10일 내한하는 미국 대표단 가운데 갈루치대사 이외에 로드 국무부 東亞太차관보가 동행하는 사실에 대해『콸라룸푸르 北-美회담의 토머스 허바드 수석대표가 로드 차관보 라인』이라고 궁색한 설명을 했으나 10일부터 진행 될 韓美간 협의가 사실상 이번 北-美회담 성과를 판가름하는 고비라는 것이지배적 견해.
〈金斗宇.金成進.趙泓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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