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경수로 KEDO제공 2基로 합의-사실상 울진3.4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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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과 미국은 콸라룸푸르 準고위급회담뒤 발표할 합의문에서 북한에 제공하는 경수로를「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제공하는 1천㎿ 2기」로 표기한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8일 전해졌다.
따라서 지난 3월 韓.美.日 3국간에 체결한 KEDO협정문에KEDO가『약1천㎿ 용량의 한국표준형 경수로 2기를 북한에 제공한다』고 명기돼 있어 北-美합의는 내용상은 한국표준형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정부는 표기에 있어「한국표준형 경수로」를 명기하거나「참조발전소로 울진 3,4호기」를 명기하는등 보다 분명한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관계기사 3,4面〉 북한과 미국은 또 경수로 공급 계약체결방식과 관련해『북한의 경수로사업을 책임질 업체는 KEDO가 선정한다』고 명문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부연하면▲북한과 KEDO가 경수로 공급협정을 체결하고▲KEDO가 한전을 주계약자로 선정해 공급계약을 체결하며▲북한의조선설비회사와 한전 사이에도 별도로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형태로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한국정부는 주계약자로서 한국전력을 명기해줄 것을 미국에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부의 소식통은 북한에 제공되는 경수로가『한국의 몸뚱이에 미국의 모자를 씌운 것』이라고 비유했다.
회담에서 북한은 10억달러 상당의 부대시설에 대한 추가지원을강력히 요구했으나 미국은 일부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에대해 한국정부는 지금 단계에서는 논의조차 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에서『남북경협 차원에서라면 긍정적으로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그밖에 북한은 한국이경수로 사업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을 내세워 사업감리자(프로그램 코디네이터)를 미국이 맡아 경수로 공급전반을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미국의 반대로 북한이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업무에 일부 참여하는 방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康英鎭.李相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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