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이곳이승부처>16.제주지사-무소속 정서의 정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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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제주도 무소속 정서의 정체는 과연 뭘까.
우선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일반적인 불신을 꼽을 수 있다.지난해 제주도의 부도율은 0.64%로 전국평균인 0.17%의 4배에 달했다.요즘은 시장개방의 여파로 도내 최대산업인 감귤산업 경쟁력이 떨어져 정부정책 에 대한 불신도 강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제주도의 무소속 정서를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섬 지역이란 특수성도 고려돼야 한다.기본적으로 제주도는 정보의 공유 조건을 갖추고 있다.전 도민이 각종 혈연과 지연등으로 연결돼있다.51만여명의 인구가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속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고 있다.
때문에 선거때는 인물에 대한 밀착평가가 이뤄지고 후보에 대한인지도도 다른 지역보다 높다.한마디로 정당의 차별성이 인물비교론을 능가하지 못한다.게다가 중앙정부에서 동떨어진 지역이라는 점에서 도민들의 정서는 독립심이 강한 편이다.
최근 제주지역 언론의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정당을 보고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10.5%인데 반해 인물을 보고 투표하겠다는 비율은 77.1%에 달했다.
결국 정당과 무관하게 인물 중심의 투표성향이 굳어지다보니 무소속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다른 지역보다 높아졌고 이것이 외부엔무소속 정서로 비쳐진다고 볼수 있다.
[濟州=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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