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줄었는데 주가는 왜 오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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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주식거래량과 주가가 이상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거래량이 늘어야 주가가 오른다는게 주식시장의 통설이나 최근 주가는 어찌된 영문인지 전혀 거꾸로 움직이고 있다.
주가는 거래량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고전적 해석을 비웃기나 하듯 거래량이 줄고 있음에도 주가는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5.27 증시부양책」이 나온 뒤인 5월29,30일 이틀 동안은 하루 거래량이 3천만주를 넘었으나 지난 5일에 2천1백86만주로 떨어졌다.
그렇지만 종합주가지수는 이 사이 8백47.09에서 8백99.
04로 51.95포인트나 올랐다.
올들어서도 주가의 단기반등세는 2월초순.3월초순.4월중순.4월하순등 네차례가 있었고 그때마다 거래량은 느는 추세였다.그렇지만 4월말부터 시작된 5번째 주가반등은 전혀 양상이 다르다.
주식시장에선 흔히 「팔자」가 자취를 감춰 거래없이 주가가 오르는 이런 현상을 매물공백이라고 부른다.
이번 주가반등도 매물공백에 가깝다.매물공백을 불러낸 직접적인계기는 5.27 증시부양조치에서 못박은 기관순매수 원칙 때문.
매물공백이란 것은 원래 오래 지속되지는 못한다.올들어 네차례의 주가반등에서도 며칠씩의 매물공백 현상이 나타났지만 기다렸던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거래가 급증한 뒤에는 곧바로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곤 했다.
거래급증 때는 예외없이 국내기관과 외국인들이 보유물량을 대거처분한 것으로 관찰됐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다르다.
인위적이긴 하지만 투신.은행.증권.보험등 국내 전기관의「물량상투」를 만들 가능성을 묶어둔데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7월1일의투자한도확대를 앞두고 매물정리작업을 마무리지어 가고 있는 단계다. 따라서 시장분석가들 사이에선 적어도 기관순매수 원칙이 지켜질 때까지는 거래량과 상관없는 예외적인 주가반등이 가능하며,거래가 늘면 주가는 더욱 순풍을 탈 것이란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許政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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