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광주 분양'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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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경기도 광주시에서의 아파트 분양이 하수처리 문제로 또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광주시가 하수처리 물량을 늘리기 위해 환경부에 제출한 오염총량 승인 신청이 지난달 보완지시를 받아 당초 3월로 기대됐던 아파트 사업계획승인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시는 무분별한 아파트 공급에 따른 하수처리 용량 부족으로 2002년부터 사업승인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시는 환경부의 지시사항을 보완하기 위한 외부용역작업이 끝나려면 앞으로 3개월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어 이달부터 분양을 계획했던 업체들은 사업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우림건설은 이달과 4월로 예정했던 광주시 송정동.태전동 사업을 하반기 이후로 미뤘다. 우림건설 관계자는 "오염총량제도가 2003~2007년까지 5개년 계획이라 지난해 문제가 해결됐어야 했는데 지금 상황으론 올 상반기까지도 쉽지 않을 것 같아 분양일정을 잡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5~6월께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에 750가구를 분양하려던 쌍용건설도 일정을 9월 이후로 연기했다. LG건설과 대림산업이 역시 신현리에 각각 준비 중인 아파트 1700여가구도 하반기 이후에나 분양이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는 광주시의 하수처리 문제가 3년째 이어지면서 사업 지연에 따른 피해가 크다고 주장한다. 쌍용건설의 경우 당초 신현리에 1, 2차 2개 사업지를 지주공동사업으로 추진했으나 얼마전 시공권 한곳을 포기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지금 갖고 있는 사업지도 2000년에 시작했으니 5년째 물려 있는 셈"이라며 "현재까지 들어간 금융비용만 60억~7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이 2000년 오포읍 신현리에 모집한 조합아파트(530여명)는 4년째 사업승인을 받지 못해 피해를 보고 있다.

하지만 상반기 중에 하수처리용량에 대한 승인이 난다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광주시가 공동주택용으로 신청한 하수처리 물량은 총 8000t으로 2007년까지 아파트를 8000여가구 밖에 못 짓는다. 이는 올 한해 사업승인 신청을 대기 중인 가구수에 육박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H사 관계자는 "현재 땅 작업 중인 것까지 합하면 2만여가구가 대기 중인 것으로 추산돼 당분간 시행사와 건설회사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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