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60년 지배 실패로 티베트 쌓인 분노 터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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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번 사건은 달라이 라마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티베트 주민들이 시작한 일이다. 티베트인들은 베이징 올림픽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이다.”

16일 방한한 티베트 망명정부 동아시아 대표부 사무소의 락파 초고(51·사진) 대표는 “라싸의 승려 한두 명이 민주적인 시위를 평화롭게 시작했는데, 중국 공안이 폭력을 가하면서 사태가 커지고 국제적 이슈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티베트 망명정부의 사무총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방한 목적은.

“지난달부터 계획돼 있었을 뿐 이번 사태와는 관계가 없다. 한국의 불교계 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국 정부나 정치인을 만날 계획은 없다.”

-이번 티베트 사태의 원인은.

“60여 년에 달하는 중국의 티베트 지배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지배에 대한 분노가 표출된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경제 발전을 내세워 티베트에 좋은 일을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더 중요한 것은 종교와 언론의 자유 등 기본권이다.”

-중국 정부가 강경 진압 방침을 밝혔다. 사태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는가.

“기세는 수그러들 것이다. 달라이 라마가 14일 중국 정부는 무력 사용을 중단하고 티베트인도 폭력을 자제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정부가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강경 진압만 한다면 갈등의 씨앗은 점점 커질 것이다.”

-이번 사태가 베이징 올림픽 참가 거부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달라이 라마는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한다. 중국이 종교·언론의 자유 등을 보장한다면 올림픽을 더욱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달라이 라마는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해 중국에 도덕적인 책임도 요청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낸 적도 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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