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윤동천展-7일까지 국제화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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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모더니즘 미술이 등장한 이후 미술은 어려워졌다.
대중은 작가의 주관적 생각이나 표현을 마구 풀어놓는 모더니즘미술을 보기 위해 최소한 미술사의 맥락,혹은 더 나아가 현대미술 속에서 통용되는 조형어법이란 문법을 알아야만 한다.
모더니즘 맥락 속에 있기는 하지만 팝아트는 만화.광고이미지등알기쉬운 대중적 소재를 택했다는 점에서 예술과 사회,예술가와 대중간의 간격을 메운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윤동천씨 작업은 팝아트 계열은 아니다.그러나 모더니즘 미술이미술과 대중 사이의 간격을 벌려놓은데 대해 진지하게 의문을 제기하며 자기식의 간격메우기를 시도하는 작가다.
그가 사용하는 방법은 이미 훈련 된 가벼운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시각이미지 혹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자루 5개 1만원,집게 10개 3천원,도시락 3개 4천5백원등. 이런 명세가 쓰인 간이세금계산서 7장을 신문지보다 크게 확대해 작품 『작가 Y씨의 생활』을 꾸몄다.보통의 일상을 살아가는 생활인의 모습을 통해 예술적 그 무엇을 창조 해야 하는 예술가의 고뇌를 읽게 한다는 것.
빨래판과 빨랫방망이,그리고 서로 맞물리게 겹쳐놓은 쇠톱 2개는 잘 만들어진 액자에 담겨 『논리통합』이란 제목이 붙어 있다.또 도사견이나 묶고 다님직한 튼튼한 개줄과 개목걸이를 바닥에늘어놓고 『위험』이라고 했다.그리고 「예술」이라 고 새겨진 동판을 쓰레기장.길거리.화실.국립현대미술관 앞 계단에 각각 놓고사진을 찍어 「예술이 놓인 위치」를 생각케 하는 사진작업도 선보이고 있다.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를 사용하지만 그는 가벼운 문학적 상상력을 매개로 이를 한번 뒤집어 일상속에 숨어있는 의미,즉 일상과예술의 동질화란 자신의 생각을 간단명료하게 환기하고 있다.서울미대 출신의 윤씨는 미국 크랜블룩 미술대학원을 마치고 현재 서울대교수로 재직중이다.(735)8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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