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인물새정치>2.유권자가 公明 감시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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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돈은 묶고 말은 푼다」.
후보자와 유권자의 입과 귀를 틀어막고 매표행위.권력남용등 금권(金權).관권(官權)선거가 판을 쳐 선거부정 시비로 얼룩져온우리 선거史에 이같은 통합선거법의 취지는 선거문화혁명이라 일컬을만한 획기적 사건이다.
그러나 과거 선거관행에 길들여져온 일부 정당과 후보자들은 통합선거법의 이 취지를 무색케 할 만큼 여전히 은밀하게 움직이고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돈으로 표를 살수 있을 것인가에 몰두하고 법망을 피한탈법.부정선거를 해낼 수 있는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본다. 얼마전 검찰은 금품.향응제공등 77개의 부정선거 유형을 발표했지만 아직도 후보자 그 누구도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보다는 상대방 후보를 헐뜯고 흠집내는데 선거법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솔직한 느낌이다.
「나만 선거법을 제대로 지키다가 손해볼 수 없다.떨어지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이 후보자들에게 여전히 팽배해 있다.
그러나 후보자들의 공명선거 의지가 박약하다고 이를 탓할 수만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이번 선거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후보자들의 지역발전정책과 수행능력등을 차근차근가늠해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다.그 기준에 따라 지역의 책임자와 대표자를 선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깨끗한 선거를 통해 타락하고 부패한 후보자와 능력있고 깨끗한 후보자를 가리려는 노력을 할 때 비로소 후보들도 유권자들의 마음과 판단에 호소하게 될 것이다.
6.27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총선.대선등 매년 계속해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이번 지방선거는 통합선거법에 따른 첫번째 선거라는 의미와 함께 향후 우리사회의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는 대단히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부정한 권력과 타락한 후보자를 가려내 유권자를 농락하는 세력을 밀어내고 진정한 시민의 힘에 기초한 권력을 형성하는데 언론과 시민단체등 시민사회의 모든 힘이 함께 뭉쳐야 할 것이다. 이같은 공명선거를 이루기 위해서는 첫째,공명선거 의지가없는 후보자는 유권자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후보자들이 명심해 깨끗하고 공정하게 선거에 임하도록 유권자 모두가선거감시.선거관리의 주체가 돼야 한다.
둘째,금품및 향응제공,지연.학연등에 휩쓸리지 말고 후보자들의정책토론회에 적극 참여하는등 후보자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자세를 뚜렷이 보여야 한다.
유권자들이 돈보다는 후보의 정책과 자치역량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후보자들의 선거전략 자체가 이러한 부분에 중심을 두는 방향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셋째,선거법을 잘 알아야한다.선거운동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양태들을 매번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의존해서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선거법 이해부터 가능한한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하게이뤄지려면 시민 모두가 선거법을 잘 이해하고 선거법의 기본원리에서 빗나가는 선거운동 관행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시민들의 고발정신이야말로 선관위의 유권해석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공명선거의 견제장치임을 시민 모두가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선거문화가 바르게 개혁될 때만 우리 사회에도 바른 시민의 권력,민주적 권력이 형성될 수 있다.또 지방살림이보다 실질적으로 나아져 지방화시대를 맞아 지방이 제발로 설 수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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