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社會黨 왜 慘敗했나-蓄財.사기 부정부패 만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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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스페인 집권 사회당(PSOE)의 이번 지방선거 참패를 스페인언론은 「펠로타조」(pelotazo)결과라 분석하고 있다.
스페인어로 「횡재」란 뜻을 가진 펠로타조는 사회당과 조금이라도 연줄만 닿으면 눈먼 돈을 쉽게 챙길 수 있다는 자조적인 의미로 사용돼 왔다.
이번 선거를 통해 스페인 유권자들은 부정부패에 찌든 사회당 정권에 철퇴를 가했다.반면 보수우파인 대중당은 호세 마리아 아즈나르 당수의 개인적 인기를 바탕으로 반사이익을 톡톡히 챙긴 셈이다. 지난해부터 사회당 출신 정부관료및 유력인사들의 비리사건은 하루도 그치지 않고 꼬리를 물고 있다.
특수경찰조직 책임자가 7년 재임동안 무려 4백50억원을 축재하고,스페인 전국과 외국에 수십채의 저택을 소유해 수배되는가 하면 중앙은행 총재가 8년동안 한자리에 있으면서 주식투자와 사기로 주머니를 채우다 구속된 것등은 사회당 부패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또 지난 83~87년 비밀경찰조직인 반테러해방그룹(GAL)이바스크분리독립주의자 27명을 불법으로 암살하는 과정에서 은밀히GAL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깨끗이 떨치지 못한 점도 사회당의 패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결국 93년 6월 총선에서 승리,연속 4期 집권의 아성을 쌓은 펠리페 곤살레스총리는 경제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패배할 수 밖에 없었다.
곤살레스총리는 이번 선거가 중앙정부의 구성과는 무관한 지방선거며,자신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여전히 강하다면서 대중당의 조기총선 주장을 일축하고,예정대로 97년 봄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번 투표에서 표출된 국민들의 실망과 변화에 대한 욕구가 계속 번지고 있는 사회당의 비리사건과 맞물릴 경우 조기총선에 응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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