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에 쌀원조 요청-訪日 국제무역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東京=郭在源특파원]방일(訪日)중인 이성록(李成祿)북한 국제무역촉진위원회 위원장은 26일 오전 도쿄(東京)시내 호텔에서 자민당의 와타나베 미치오(渡邊美智雄)前부총리등 3개월전에 북한을 방문했던 여당 인사들과 회담을 갖고 북한의 곡물 농사 부진상황을 설명하는 한편 일본에 쌀원조를 공식 요청했다.
李는 이날 회담에서『일기불순으로 농작물 피해가 커 곡물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일본의 남는 쌀가운데 일정량을 일정기간 꿔주기 바란다』며 쌀 공급을 공식 요청했다.
李는 또 한국이 쌀원조를 제안한데 대해『남쪽으로부터 아무런 전제와 정치적인 조건없이 쌀을 원조하거나 대여한다는 제의가 있다면 검토하고 싶다』고 밝혀 이에 응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 〈관계기사 3面〉 와타나베는 이에대해『인도적 원조라면 나라차별을 하지 않겠다』고 긍정적 입장을 보였으나『한국이 쌀원조 제공을 하겠다고 했을 때 왜 북한이 거절했는가.
한국으로부터 호의적인 얘기가 나온다면 일본으로서도 원조하기 쉬워질 것』이라며 한 국측과의 조정 필요성을 지적했다.
李는 쌀원조 요구량과 관련,일본에 남아도는 외국산 쌀이 약80만t에 이르고 있음을 확인하고『전부 북한에 원조해주면 좋겠지만 이것이 무리라면 80%라도 바란다.상환은 현물도 관계없고 상환기간은 5년이든 10년이든 괜찮다』고 밝혔다.李 는 또『6월중에 쌀이 도착하길 희망한다』고 말해 북한의 쌀사정이 긴박함을 시사했다.
한편 李의 쌀원조 요청에 대해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은『국가간 거래는 국교가 없는 이상 곤란하다』고 말해 일본정부가 직접 나서 원조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일본 외무성등 정부안에서는 민간차원에서의 쌀제공은 문제될 것 없다는 분위기여서 일본정부가 민간을 통해 정부미를 북한에 원조해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