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프로>피의 결혼-EBS 28일 오후7시20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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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극단 자유의 창단 30주년 기념공연작품으로 얼마전 막을 올린『피의 결혼』을 안방에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다.스페인이 낳은20세기 최고의 극작가이자 시인인 로드카 원작.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지만 볼수록 새롭다.결혼식날 신부가 前애인과 달아나고 그뒤를 쫓는 신랑과 사내가 대결한다.두사람 모두 죽음을 당한다.
정열이 비극을 부른 것이다.거지와 달을 등장시켜 운명을 예언하는등 상징적인 구성이 왠지 가슴 저미게 한다.다분히 시적인 전개가 연극보는 맛을 한층 높여준다.83년 국내 초연된 이 작품은 김정옥 구성.연출.무대를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옮겨놓아 한국적 비극이 무엇인지를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원작을 흐트러뜨리지 않은 채 우리의 전통적인 정서와 연희기법을 잘 가미해 서양연극의 창조적 수용의 대표적 케이스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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