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위해 …” 1억 달러 기부한 사나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웅장한 대리석 건축물의 외양을 자랑하는 뉴욕시 5번가의 명물 뉴욕공립도서관이 종합 정보 서비스 기관으로 탈바꿈한다.

총 10억 달러(약 9740억원)가 들어가는 대대적인 변신 프로젝트다. 특히 미국의 대표적 사모펀드인 블랙스톤그룹의 스티븐 슈워츠먼(61·사진) 회장이 비용의 10%인 1억 달러를 출연키로 해 도서관 건물이 그의 이름을 따서 불리게 된다.

뉴욕 타임스는 11일 “슈워츠먼 회장의 이번 기부는 뉴욕시 문화 부문 기부로는 사상 최대 규모에 속한다”고 전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그의 출연으로 인해 뉴욕시는 세계 문화와 지성의 수도라는 명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뉴욕공립도서관 이사회의 멤버인 슈워츠먼 회장은 지난해 6월 도서관 측의 프로젝트 계획을 전해 들은 뒤 깊은 인상을 받고 거액을 쾌척할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변신작업이 끝나면 도서관은 서민층, 특히 가난한 이민자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도록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도서관은 공간이 대폭 확장돼 도서 대출 기능은 물론 인터넷 시대에 걸맞은 종합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브라이언트 공원이 내다보이는 위치에 어린이와 10대 청소년을 위한 열람실을 새로 꾸미는 한편 드넓은 컴퓨터 이용실도 마련한다.

폴 르클러크 도서관장은 “학생들이 리포트나 졸업논문을 쓰고 어린이들이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철저히 수요자의 입장에서 개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서관 측은 10억 달러의 비용 중 2억5000만 달러는 기부금으로 해결하고 나머지는 건물 등 자산을 팔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뉴욕시 역시 노후화된 건물 외양 보수작업에 3000만 달러를 투입하는 등 재정 지원을 한다. 1895년 설립된 뉴욕공립도서관은 연구조사를 목적으로 한 4개의 특수 도서관과 89개의 분관으로 구성돼 있다.

신예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