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깡통따개가 없는 마을" 구효서 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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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실험적인 작가정신으로 90년대를 대표하는 소설가로 떠오르고 있는 구효서(38)씨의 세번째 창작집.앞서 낸 두권의 창작집 『노을은 다시 뜨는가』『확성기가 있었고 저격병이 있었다』가 전통적인 소설문법을 거부하고 다양한 형식실험을 감행 한 실험실이었다면 이번 창작집에서는 그 실험의 결과들과 전통문법을 조화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표제작『깡통따개가 없는 마을』은 제27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으로 격변하는 시대에 소설가의 존재에 대한 질문과 일상탈출을꿈꾸는 소시민의 욕망을 그리고 있다.
「덕암엔 왜 간다는 걸까 그녀는」「그녀의 야윈 뺨」「카프카를읽는 밤」「노을」등 이 창작집에 실린 11편의 작품은 격동의 시대를 헤쳐오면서 미처 돌아볼 틈이 없었던 개인적 사연과 아픔에 시선을 주고 있다.
구씨에게 90년대는 물질적인 풍요에 가려 상처를 바라보고 위로하는 소통의 통로마저 차단된 시대다.
구씨는 이 시대의 개인이 내밀하게 앓고 있는 상처의 모양새를섬세하게 그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세계사.3백2쪽.6천원〉〈南再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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