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 경제정책회의 간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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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첫 경제정책조정회의가 7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렸다. 회의 주제는 ‘7% 성장 능력을 갖춘 경제, 2008년 실천계획’이었다. 회의에선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누가 주도할지, 어떤 팀워크를 보여 줄지 가늠할 수 있었다. 좌장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다. 그는 테이블 가운데 앉아 회의를 주재했다.

강 장관은 “우리 경제가 앞으로 5~10년 잘못하면 변방으로 밀려날 수 있다”며 “이 회의를 매주 금요일 정례화해 주요 현안에 대해 각 부처가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가 세금과 예산을 한 손에 쥐면서 과거의 조정력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 살리기 올인’이라는 새 정부의 특성도 참석자 면면에서 확인됐다. 비경제부처 장관들도 대거 참석해 ‘리틀 국무회의’가 된 것. 특히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참석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외교부에서는 통상교섭본부장이 주로 참석해 왔는데, 이날 유 장관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나왔다.


재정부 관계자는 “첫 회의인 데다 주제가 광범위해 참석 대상을 늘렸다”며 “외교부는 자원외교, 자유무역협정(FTA) 등 중요한 대외 경제현안에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참석했다. 문화부는 서비스 수지와 직결된 관광·레저산업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김중수 경제수석과 곽승준 국정기획수석의 참석도 이례적이다. 역대 정부에서 청와대 수석들은 통상 이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김 수석과 곽 수석은 앞으로도 회의에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이 경제정책을 주도하게 하면서도 양 수석의 참여를 통해 이 대통령이 자신의 의중을 전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수석과 곽 수석은 회의에서 성장도 해야 하고, 물가도 안정시켜야 하는 어려움과 정책 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이상렬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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