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수호신, 이상민 있기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승부사는 결정적인 순간 진가를 발휘한다. 삼성 이상민이 그랬다. 이상민은 승부처였던 4쿼터 막판 맹활약하며 승리를 지켰다. 방성윤(19점)을 앞세운 SK가 역전을 노릴 때마다 결정적인 슛으로 맥을 끊었다. 이상민이 이날 올린 득점은 8점에 불과했지만 순도로만 따진다면 영양 만점이었다.

삼성이 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6차전에서 SK를 88-83으로 꺾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경기 전 양 팀 선수들은 숨도 크게 쉬지 못할 정도로 긴장했다. 이날 경기는 단독 2위를 노리는 삼성은 물론, 여섯 시즌 만에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SK 모두에게 중요했다. 서로 질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삼성과 SK는 지난 5차전 도중 몸싸움 직전까지 갔다. 경기 후 감독끼리 언쟁을 할 정도였다.

이날 경기 전에도 “거칠게 하겠다”(김진 SK 감독), “우린 살살 다뤄주마”(안준호 삼성 감독)라며 감정싸움을 벌였다.

삼성은 1쿼터 21-12로 앞섰지만 2쿼터 SK가 따라붙었다. 전반전은 43-39로 끝났다. 3쿼터 전반전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방성윤이 재빨리 움직였다. 방성윤은 외곽 슛이 들어가지 않자 골 밑을 파고 들었다. 3쿼터 3분57초에는 이상민이 빈틈을 보이자 몸을 날려 공을 가로챈 뒤 이병석에게 패스, 첫 동점(59-59)의 발판을 마련했다.

난타전 끝에 삼성이 73-68로 앞선 채 3쿼터가 끝났다.

4쿼터 시작과 함께 방성윤이 3점포를 터뜨리면서 SK가 2점 차(71-73)까지 따라붙었다. 이상민이 이름값을 하기 시작한 게 이때부터다. 레이업슛에 이어 자유투까지 터뜨리며 78-71로 점수를 벌렸다. 경기 종료 3분45초를 남기고 삼성에 위기가 왔다. 빅터 토마스와 이정석이 연달아 5반칙으로 퇴장당한 것. 삼성은 이후 세 차례의 공격까지 무위로 끝났다. 위기의 순간 이상민이 날았다. 이상민은 경기 종료 2분28초 전 레이업슛을 넣어 84-77로 점수를 벌렸다. 84-80이던 경기 종료 23초 전에는 루스볼까지 잡아내며 승리를 안전하게 지켰다.

채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