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국에 다가선다-南北 등거리외교 탈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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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北京=文日鉉특파원]남북한 등거리(等距離)외교정책을 고수해온중국이 한국에 대한 적극적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서 對한반도 외교정책 변화를 강력 시사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비롯한 중국 언론들은 11일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리펑(李鵬)총리와 현재 중국을 방문중인 이홍구(李洪九)총리가 회담을 갖고 양국간 선린우호관계 강화를 위해 공동노력키로 했음을 부각시켰으며,인민일보는 지난달 한국을방문했던 차오스(喬石)전인대(全人大)상무위원장이 양국간 관계강화 필요성을 강조한 방한(訪韓)보고서를 전문 게재,크게 주목을끌고 있다.
중국당국이 최고지도부 외국방문 결과보고를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특히 對북한 관계를 감안해 가급적 한국과의 정치적 관계를 공개리에 다루는 것을 극도로 자제해온 중국이 인민일보와 新華통신을 통해 喬위원장의 방한보 고서를 공개한 것이나 한국과의 관계강화 필요성을 역설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喬위원장은 전인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中韓 양국은 짧은 수교기간에도 불구,활발한 교류와 함께 각 방면에 걸쳐 매우 신속한 관계발전을 이룩하고 있다』고 평가하고『중국은 이러한 발전추세를 계속 유지하면서 앞으로 평화공존 5원칙에 입각 ,한국과의 선린우호관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당국의 이같은 변화는 지난해 이후 中-북한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는 사실과 연계할 때 對한반도 정책의 기조였던 등거리외교노선에서 탈피,남북한을 별개의 실체로 인정하면서 한국에 대한 독자적인 외교를 펴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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