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방성윤 역시 SK 해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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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74일 만에 코트에 돌아온 방성윤(左)이 전자랜드 섀넌의 수비를 피해 골밑을 파고들고 있다. [사진=김진경 기자]

낮부터 서울에는 눈이 쏟아졌다. 하지만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는 봄 기운이 가득했다.

서울에 봄을 몰고 온 전령사는 서울 SK의 방성윤이었다. 74일 만에 코트에 복귀한 방성윤은 32득점을 성공시키며 ‘서울의 봄’을 이끌었다.

서울 SK는 4일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 홈 경기에서 방성윤의 맹활약에 힘입어 96-9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SK는 24승22패를 기록하며 전자랜드(24승23패)를 반게임 차로 따돌리며 6위로 뛰어 올랐다. 6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바라보게 됐다.

SK는 주포 방성윤이 지난해 12월 21일 KCC와의 경기에서 왼쪽 무릎 인대 부상으로 빠지면서 추락했다. 공격이 제대로 안 풀리면서 단독 3위에서 하위권으로 주저앉았다. 힘겹게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6위를 지켜왔지만 지난달 10일엔 결국 7위까지 밀려나는 수모도 겪었다.

하지만 방성윤이 복귀한 SK는 완연히 다른 팀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공격은 활기를 띠었고, 선수들은 덩달아 자신감을 찾은 듯했다.

1쿼터 4분19초. 방성윤이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방성윤은 11-12로 뒤지던 상황에서 2점포를 터뜨리며 득점 감각을 조율했다. 그러고는 1쿼터에서 5분41초만 뛰고도 3점슛 1개를 포함해 9점을 뽑아냈다.

2쿼터 이후에도 방성윤은 종횡무진 코트를 누볐다. 팀이 안 풀릴 땐 적극적인 골밑 돌파와 감각적인 패스로 숨통을 틔웠다. 상대가 3점포로 쫓아오면 똑같이 3점포로 응수하며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스피드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수비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발휘했다.

방성윤은 위기의 순간에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했다. 방성윤은 1분26초를 남겨놓고 89-85로 불안하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천금 같은 3점포를 깨끗하게 성공시키며 점수차를 벌렸다. 12초를 남기고 1점 차로 앞선 상황에선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방성윤은 “오랜만에 코트에 돌아왔는데 이렇게 잘할 줄은 나도 미처 몰랐다. 반드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다시 한번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김성철이 3점슛 7개를 퍼부으며 분전했지만 SK보다 1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7위로 밀려나 6강 진출에 비상이 걸렸다.

글=문승진 기자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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