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저널리스트 극영화 창작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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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역사적 사건현장을 비디오카메라에 담아온 소형영상작가들이 다큐멘터리영화는 물론 극영화까지 제작,자생적인 독립영화 집단을 형성해 나가고 있어 주목된다.
「비디오 저널리스트」로 불리는 이들은 사건현장을 비디오 카메라에 담아 방송국이나 영화사등에 자료화면용으로 제공해왔는데 비록 비디오용이나마 극영화 분야까지 진출한 것이다.
김덕영(30)감독은 비디오 저널리스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최근 8개월간의 작업끝에 72분 분량의 비디오용 장편 극영화 『저물어가는 1989년』을 내놨다.
이 영화는 80년대 운동권이었던 감독과 90년대 신세대인 배우가 80년대 배경의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세대간 갈등과 새로운 시대의 모색을 주제로 하고있다.이 영화에는 김감독은 물론 동료들이 80년대 격동의 현장에서 찍은 10여편의 현장화면을 활용,다큐멘터리와 극영화가 결합된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비디오 저널리스트들이 만든 독립영화집단인 「푸른 영상」은 80년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강경대군의 가족과 주변사람들의 현재를 다룬 45분짜리 다큐멘터리 『약속 하나 있어야 되겠습니다』를 최근 발표했다.같은 성격의 모임인 「서 울영상」도 두밀리분교 폐교사건을 다룬 10분짜리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이들은 상업용 극영화가 다루지 못하는 주제를 현장감 넘치는 독특한 영상으로 풀어내고 있어 새로운 영화운동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비용문제로 일반극장 상영이나 비디오 판매에 필요한제작사 등록을 못해 대학가나 사회.종교단체등에서 상영하는데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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