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표류하는 美은행개혁 리치法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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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리치법안(法案)」으로 불리는 미국 은행제도 개혁작업이 또다시 안개속으로 접어들고 있다.
법안의 골자는 은행이 보험.증권사나 일반기업을 매입할 수 있고,또 그 역(逆)도 가능토록 하는 것.이 입법(立法)이 연내에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당초 예상이었다.그러나 최근 며칠간의 의회주변 동향은 지난 88,91년 두차례 경우 와 마찬가지로 개혁이 옆걸음질하다 마는 게 아니냐는 전망을 낳고 있다.
미국은행연합회(ABA)소속 로비이스트인 에드워드 잉링은 『상원 제도개혁 법안의 통과 가능성은 50%정도로 줄었다』며 걱정스런 표정이었다.이번 개혁 핵심인물중 하나인 모 공화당 하원의원의 한 보좌관은 한술 더떠 『입법안이 연내 클린 턴대통령 서명철(署名綴)에 오르긴 다 틀렸다』고 푸념했다.하원 짐 리치 은행위원장(아이오와州.공화)이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이 법안에대해 의원들이 이것 저것 삽입하자고 나서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이익집단마다 금융개혁을 자기측에 유리하게 가져가려고 로비가 치열한 탓이다.
이달초 새로 다듬어진 하원의 리치법안 수정안은 은행권의 업무영역을 보다 확대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우선 데이터처리.경영자문.리스업무는 물론 부동산.여행 관련 서비스까지 은행이 할 수 있도록 했다.경영권을 장악하지 않는다는 조건아래 여신(與信)제공 기업의 지분을 상당부분 소유할 수있도록 한 것도 파격적이다.현행법상 은행이 기업 주식의 5% 이상 가질 수 없다.
문제는 보험.증권사등 제2금융권의 반발이다.특히 보험업계는 현행 금융개혁안에 줄곧 불만을 표시해 왔다.따라서 이에 동조하는 의원들의 향배가 은행제도개혁이 성공하느냐,마느냐의 관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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