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제약회사 영업팀장이 가짜 혈압약 40억어치 제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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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 광진경찰서는 3일 ‘짝퉁’ 고혈압약을 제조해 판매하려 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모 제약회사 영업팀장 김모(34)씨와 장모(44·무직)씨를 구속했다. 또 가짜 약 판매를 맡은 모 제약회사 영업사원 곽모(34)씨 등 두 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동작구 대방동 장씨의 원룸에서 국내 유명 제약업체가 생산하는 고혈압 치료 의약품과 식별이 어려운 가짜 약을 제조해 유통시키려 한 혐의다. 이렇게 생산한 가짜 혈압약은 약 2만 개(개당 500정)로 시가 40억원 상당이다. 이들이 포장해 판매하려 한 의약품은 H제약업체가 2004년 6월에 국내 최초로 개량 신약 개발에 성공한 고혈압 치료제다. 외국 제약사의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이 30% 정도 저렴해 작년 한 해에만 약 30만 개(시가 560억원 상당)가 판매됐다. 현재 국내 50만 명의 고혈압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해당 제약회사 측은 “가짜 혈압약은 혈압을 낮춰 주는 주요 성분인 ‘암로디핀’이 정품의 60% 정도만 함유돼 있어 고혈압으로 인해 유발되는 뇌졸중과 심장질환을 충분히 예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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