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야기>마이너스 옵션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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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건축가가 설계해 집을 지으면 나중에 팔 때 어렵다.』 얼마전까지 건축가들 스스로 하는 농담이었다.
주택은 너무 개성이 강하면 오히려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것.
그러나 최근들어 아파트라도 남들과 비슷한 것은 싫다는 개성파가 부쩍 늘고 있다.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쓰레기장마다 멀쩡한 부엌가구.벽지.바닥재가 수북하다.S건설의 조사에 따르면 입주1년도 안돼 전체의 20%이상이 내부를 뜯어고친 것으로 나타났다.남들과 좀 다르게 살고 싶다는 욕구가 분출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도입이 검토되는 것이 마이너스 옵션제다.설비와 구조체는 건설업체가 하고 내장마감은 입주자가 스스로 정해 시공하도록 하면서 마감재 만큼의 비용을 분양가에서 빼 주는 것이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 낭비를 막는 것은 물론 재 시공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그러나 이 제도 도입을 위해선행돼야 할 점들이 있다.
S건설 이형주상무는 『우선 공동주택의 준공검사 처리기준이 명확해져야 하고,건축허가시에도 마감재에 대한 검토를 생략해야 하며 표준건축 비 산정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한걸음 더 나아가 구조 자체의 변경도 가능하도록 하는 가변형 주택이 도입된다면 소비자들은 한결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기둥이나 일부 설비의 위치만 고정시키고 나머지 거실 크기, 방 수를 입주자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면 주택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申璟전문기자.工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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