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이런사고가><전문가견해>6.不實 키우는 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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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안타까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다시 한번 처방전으로 등장하고 있다.
성수대교에 이은 대구지하철 참사는 한국건설을 그로기 상태로 몰고 있다.인파이터의 날카로운 양훅에 결국 밀려 통렬한 펀치 두대로 쓰러지는 아웃복서의 비애를 보는듯 하다.
이젠 과감히 복싱스타일을 바꿔야 한다.「부실 공화국」의 오명을 벗기 위해선 과감히 자신의 스타일에 메스를 대야 한다.건설관련 사고를 살펴보면 설계.시공의 부실이전에 시공자의 부실한 안전의식이 언제나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무책임한 설계.시공은 법과 제도의 그물에 걸려 들 수 있다.
하지만 건설현장의 안전의식은 현장사람들의 자각이 없으면 안된다. 한 현장소장은「건설이 사람을 다치게 하고 죽게하는 것은 또다른 유형의 가정파괴」임을 매일 속으로 외친다고 한다.
잔인했던 4월,우리 건설인들은 다시 한번 미필적 고의의 가정파괴를 범했다.현장에서 무의식적으로 외치는 안전의식의 저변에는언제나 가정에 대한 책임의식이 깔려야 함을 잊지 말자.
시민을 위한 시설물을 시공한다는 자부심은 고사하고 사고를 당한 가정이 흘리는 피와 눈물을 보상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속에처벌의 주체를 찾기보다 대안(代案)의 주체를 찾아야 할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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