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護.改憲 열병앓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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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종전(終戰)50주년인 올해 일본에서 평화헌법에 대한 호.개헌(護.改憲)논쟁이 불붙고 있다.
제48회 헌법기념일인 지난 3일 전국 각지에서 개헌론자와 호헌론자들의 집회가 경쟁적으로 열려 줄다리기 양상을 보였으며,각언론들도 이 문제에 관한 사설과 앙케트조사 결과등을 대대적으로다루며「노선 대결」을 펼쳤다.
호.개헌 양측 모두 일본의 국제적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는 데는 이견(異見)이 없다.다만 방법론에 있어 호헌론자들은 현행 헌법의 틀을 유지하자는 입장인데 반해,개헌론자들은 현행 헌법이시대적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非현실적인 것이라며 바꿀 것을 주장한다.
개헌론자들은 시대가 달라졌음을 강조한다.이미 헌법 제정 당시의 주변환경인 냉전체제가 무너진 상황에서 국방.경제.외교등을 서방 동맹국에 맡기는「의존적」국가 체질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인 공헌을 해야 할 시기에 있으며,군사적 공헌도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한다.자위대의 활동범위를 자국(自國)방위에만 국한시킨 헌법 제9조는 이제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반면에 호헌론자들은 일본의 국제적 역할 확대라는 시대적 요구는 이해하나 어디까지나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非군사적 공헌으로일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東京=金國振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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