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산다>연극배우 김성녀씨-억척성격 팔방미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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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팔방미인의 「팔방」도 모자라 구방,십방의 재능을 보여 온 김성녀(金星女.46).
8남매의 맏며느리인 그가 12일 호암아트홀에서 국내 초연되는뮤지컬 『7인의 신부』에서도 맏며느리로 출연할 예정이어서 화제다.부군인 연출가 손진책(孫桭策.48)씨가 8남매의 맏이니까 말이다. 김성녀 하면 폭넓은 연기자라는 수식어가 꼭 따라다닌다.전통과 현대,東과 西,노래와 연기,무대와 방송,어느 것 하나거칠 것이 없다.그의 왕성한 활동은 타고난 끼도 있지만 부지런히 배우려는 노력이 밑바탕이 되고 있다.진명여고를 졸업 한 지17년만이고 결혼한 지 9년만인 86년 대입고사를 거쳐 단국대국악과에 입학한 만학도인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중앙대대학원에 석사학위논문을 제출해 졸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판소리.가야금 등 국악을 바탕으로 창극 『춘향전』『광대가』『강릉매화전』에 출연했고 『이춘풍전』『광대가』『봉이선달전』같은 마당놀이만도 15년간 60여편에 출연했다.뮤지컬로는 『에비타』『돈키호테』『영웅만들기』『포기와 베스』『번지 없는 주막』등에서열연했다.『돈키호테』로는 백상예술대상 인기상을 수상했다.
연극계에서 그가 차지하는 위치로나 고정팬들을 봐서는 모노드라마 한 편은 할 것 같은데 인연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그 역시기회가 된다면 모노드라마를 하고 싶어한다.번역극이 아닌 창작극으로 우리시대 여인들의 이야기라면 더욱 좋을 듯 싶다고 한다.
『연극하면 배고프다는 후배들이 많은데 부지런하지 못한 탓도 있어요.』 연극으로 돈을 벌 수야 없겠지만 언제까지 가난한 연극을 고집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다.그는 자신의 부족은 어떻게든 배워 메우는 성격이다.그의 눈에 노력 없이 「한탕주의」로만흐르는 연극계풍토가 못마땅한 것은 당연할 게다(호암아트홀 (751)9617).
글=李順男기자 사진=吳東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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