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가정용 마약탐지기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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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자녀들의 환각제 남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모들을 위해 최근 영국에서「가정용 마약탐지기」가 등장,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드러그 올터」라는 이 기구는 특수 화학처리를 한 조그마한 솜방망이.
의심가는 자녀들의 옷.가방.책상등 각종 소지품을 이 마약탐지기로 한번만 쓸어준 뒤 판매회사로 반송,마약복용 여부를 검사케한다는 것이다.
판매회사는 특수화학검사를 끝내는 즉시 자세한 결과를 의뢰자에게 통보,어떤 마약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려준다.20파운드(약2만5천원)에 불과한 이 기구는 아무리 미세한 성분이라도 마리화나.코카인등 모두 6종류의 마약성분을 검출해낼수 있어 자녀들의환각제 복용 여부를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신분을 밝히길 꺼리는 부모들을 위해 구매자는 비밀번호를 사용,우편으로 주문할수 있다.이에 따라 가정용 마약탐지기는 근로자들의 마약복용으로 고민하는 기업주등 다른 계층에서도 널 리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이같은 마약탐지기를 자녀들 몰래 사용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으로 바람직한가에 대해 많은 교육관계자들이 반론을 펴고 있다.
또 영국의 마약전문가들도 이같은 검사가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해 회의를 표시하고 있으며,실제로 영국 마약대책기구도 이 기구의 사용이 자녀들의 사생활을 침해,부모-자식간에 불신을 심어줘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런던=南禎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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