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사립고 '대규모 부정행위' 한인학생 2명 퇴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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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노스할리우드에 있는 유명 사립학교 ‘하버드-웨스트레이크’ 고교에서 한인학생을 포함한 20여명의 학생들이 시험지 유출사건에 연루돼 무더기로 퇴학 및 정학 조치를 받아 파문이 일고 있다.

LA타임스는 27일 하버드-웨스트레이크는 지난 달 실시된 중간고사를 앞두고 스패니시와 역사과목 시험지를 훔쳐낸 10학년 학생 6명을 퇴학조치시켰다고 보도했다. 본보 확인 결과 이중 2명이 한인 학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학교측은 이들 시험지를 돈을 주고 구입한 10학년 학생 10여명을 정학 조치했다. 이중에는 한인 학생도 3~4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자녀가 퇴학조치된 한 한인 학부모는 “시험지는 한명이 훔치고 2명이 망을 봤으며 한인 학생들은 이들을 만류하러 갔다가 공범으로 몰려 이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들었다”며 “학교 관계자들을 만나 억울함을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지난 8일 시험지 유출사건에 대한 익명의 제보를 받아 학생들의 시험성적을 재조사해왔다.

특히 중간시험 후 ‘세계와 유럽역사 II’ 과목 시험에서 일부 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을 낸 것을 의심해왔던 역사과목 교사는 제보와 시험성적을 토대로 관련 학생들과 개별면담을 실시해 부정행위를 확인했다. 일부 학생들은 학교에서 조사에 나서자 부정 행위를 실토하기도 했다.

현재 뉴욕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 참석중인 토머스 허드넛 교장은 본지에 보낸 이메일를 통해 “부정행위는 학생과 교사의 믿음을 깨뜨리는 행위”라며 “학교와 재학생들에게 불명예를 안겨주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학교를 맡은 지 21년 됐지만 이런 일이 발생하긴 처음”이라며 “비슷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전교생을 대상으로 윤리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연간 학비가 2만5000달러에 달하는 하버드-웨스트레이크 고교에는 870명의 고등학생이 재학 중이며 이중 한인 학생은 100여명에 달하고 있다. 중학교 등록학생은 790명이다.

한편 하버드-웨스트레이크는 이달 초 마약소지 혐의로 적발된 6명의 학생을 퇴학 조치한 바 있다.

USA중앙일보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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