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이 4억여원 안갚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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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서부경찰서의 Q경사는 정기인사를 앞둔 올해 초 서장실로 호출을 받았다.

서장인 김남원(49)총경은 자신의 통장번호를 알려주며 "급히 돈이 필요하니 2000만원을 입금하라"고 말했다. Q경사는 "돈이 없어 곤란하다"고 말했지만 서장의 독촉에 못 이겨 1주일 뒤 은행 대출을 받아 돈을 보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최근 사표를 제출한 金전서장이 이 같은 방법으로 부하직원에게서 4억4000여만원을 빌려쓴 뒤 갚지 않고 있어 인사 청탁을 대가로 돈을 받았는지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경찰관 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중 15명이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 3일까지 각각 2000만~3000만원씩 金전서장 통장에 입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돈을 빌려준 직원 중 3명은 올 1월 승진했으나 요구에 응하지 않은 승진 대상자는 1월 정기인사 때 탈락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金전서장이 주로 승진을 앞둔 직원들에게 접근했으나 대가성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金전서장은 충북경찰청의 내부조사가 진행되자 지난달 27일 개인 사정을 들어 사표를 제출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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