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自,내정해두고 시간벌기-鄭元植후보모양갖추기 苦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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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자당의 서울시장후보가 사실상 내정됐다.정원식(鄭元植)前총리다.이미 지난23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金대통령의 출마권유가 있었다한다.鄭전총리도 권유를 받아들일것 같다.우여곡절이 많았다.결국은 鄭전총리로 갈것을 너무도 돌아 왔다.한치 앞을 백리길로 돌아온 셈이다.물론 전략적인 측면도 있었다.
민자당은 鄭전총리 내정을 곧 공식화할 방침이다.현재로선 경선을 실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쪽이다.이른바 추대형식이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우선은 鄭전총리가 영입 케이스란 점이다.경선은 그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는 판단이다.더군다나 대통령이 나서서 영입했다.경선이 과열되면 정작 선거에는 도움이 되지않을수도 있다.
鄭전총리 본인도 무경선을 원하는것 같다.그런저런 이유로 여권은 무경선을 선호하는 추세다.
그러나 바람잘날 없는 민자당이다.벌써부터 이명박(李明博.전국구)의원이 반발조짐을 보이고 있다.경선을 하자는 것이다.경선을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믿는것 같다.그도 그럴것이 벌써부터 득표운동을 벌여왔다.무경선이 확정된다면 가만있지 않 을 태세다.
경선은 정말이지 「미운 오리새끼」다.경선을 안한다고 한명이 탈당했다.반면 경선을 한다고 또 한명이 탈당 으름장을 놓고 있다.이래도 저래도 골치덩어리다.
민자당으로선 고민이 아닐수 없다.일단은 은밀히 李의원을 설득해볼 방침이다.李의원을 설득할 사람들은 많다.당장 김덕룡(金德龍)총장과 李의원은 각별한 사이다.둘다 6.3세대다.그러나 성공가능성은 많지 않다.설득을 하려면 진작 했어야했 다.그러기에는 너무 나갔다.이미 늦은 감이다.
그럼에도 민자당으로선 무경선을 강행해 볼 수도 있다.후유증이생각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자당으로서는 또 하나의 변수도 생각해야 된다.바로 민주당의 서울시장후보 경선이다.다음달 3일로 예정되어 있다.
민자당은 이전투구의 모습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그렇게 되면 민자당 경선방침도 무효로 돌릴수 있는 그럴듯한 근거가 마련된다.그러나 민주당의 경선이 잘 끝난다면 상황은 반대가 된다.
당내에 경선여론이 조성될 것이다.
따라서 민자당은 당분간 鄭전총리 내정사실만 굳혀놓을 생각이다.경선여부는 좀더 지켜볼 생각이다.그럴 경우 여권핵심의 의중이어디에 있다는것도 보여주게 된다.이는 경선에 대비하는 측면도 된다. 서울시장문제 만큼은 조용하게 끝내고 싶다는게 민자당의 절박한 바람이다.
〈李年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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