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고위급회담 재개 北,조건부 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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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은 24일 오후(미국시간)北-美 고위급회담 재개 전제조건으로 미국형 경수로 제공을 요구하는 내용의 강석주(姜錫柱)외교부 제1부부장 명의의 서한을 로버트 갈루치 美핵대사에게 전달했다. 韓美 양국은 금명간 이에대해 회신키로 하고 협의를 진행중이나 서한내용상 북한이 고위급회담 재개에 대해 사실상 조건부 수락의사를 밝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관계기사 2面〉 이에 따라 北-美양측은 의제등과 관련해 몇차례 의견을 교환한 후 5월중 제네바에서 회담을 재개할 것으로보인다. 이와 관련,공노명(孔魯明)외무장관은 25일 『북한이 서한에서 조건을 붙였으나 (경수로 문제가 타결되지 않을 경우)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았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도 엿보였다』면서 『北-美 고위급회담이 5월중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전제조건이라는게 있으면 회담이 안된다.조건없이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북한측에 보낼 회신에서 일단 회담을 재개하고 보자는 뜻을 전달할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의 서한내용과 관련,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은 미국이 베를린회담에서 한국형 경수로와 한국의 중심적 역할을 고집하는 바람에 진전이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경수로는 미국형이어야 함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미국의 입장을 먼저 듣고 나서 고위급회담 재개에 대한입장을 표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北-美 회담이 계속되면 핵동결을 유지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핵동결을 부분적으로 해제할 수밖에 없다는위협도 계속했다』면서 『그러나 회담재개 조건으로 평화협정 체결등 다른 요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대화의지 는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를린 회담에서 북한은 한국형 경수로인 울진 3,4호기를 미국이 설계변경을 통해 개량해줄 것을 요구,사실상 한국형을 수용하는 입장을 보인만큼 고위급회담이 재개되면 뭔가 실마리가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李相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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