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반 토막 ‘칼바람’역풍 … 제8구단 계약 절반도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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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프로야구 제8구단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의 박노준 단장이 궁지에 몰렸다.

시범경기 개막(3월 8일)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수들이 구단의 연봉 대폭 삭감 조치에 반발하는 바람에 계약은 절반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그를 향한 시선은 따갑다. 연봉을 대폭 삭감하기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연봉 삭감 폭 제한 규정(최대 40%) 철폐에 앞장선 데다, 이를 토대로 선수들에게 무리하게 연봉 감액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지만(지난해 연봉 6억원)·김수경(4억원)·이숭용(3억5000만원)·정민태(3억1080만원)·김동수(3억원)·전준호(2억5000만원) 등 고액 연봉자는 40~80% 삭감을 제시받았다. 투수 고과 1위에 오른 조용훈(지난해 2000만원)은 3000만원을 제시받았다. 그와 경쟁했던 두산 임태훈이 4000만원 인상된 6000만원에 재계약한 것과 비교된다. 제주에 일대 ‘연봉 칼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식 구단 운영이 연봉을 반 토막 내는 것이냐”며 집단 반발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단장은 “구조조정을 내년으로 미루고 선수 전원(80명)을 고용승계했다. 구단 문만 닫지 않는다면 연봉을 백지위임한다던 선수들이 태도를 바꿨다”며 “‘물에 빠진 사람 살려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삭감 폭이 예상보다 큰 탓에 선수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25일 제주에서 서울로 올라온 박 단장은 “선수들에게 끌려가며 제시액을 올릴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올 시즌 뒤 10여 명을 정리하면 연봉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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