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탓인가.재룡이 형(金在龍)과 완기형(金完基)이 상위권 진입에 실패한 것을 보고 무엇인가에 홀린 기분이다.얼핏 레이스 모습으로 볼때 몸상태도 좋아 보였고 레이스 운영도 탁월했다.특히 레이스운영만큼은 이들의 관록으로 볼때 실패할 수 없는 것이다.국내외 마라톤을 수십차례나 완주해온 터라 경험상 이들은 세계 어떤 마라토너 보다 우위에 있음이 분명했다.특히 재룡이 형은 35㎞까지 선두권을 형성,앞서거니 뒷서거니하면서 제법 능란한 면모까지 보였다.그러나 이후엔 스 퍼트하는 케냐와 브라질 선수들을 쫓아가지 못했다.오히려 뒤쫓던 세명의 선수들에게 추월당하기까지 했다.이는 체력의 한계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35㎞부터는 젊음의 힘과 패기로 막판까지 밀어붙여야 한다.여기서 밀어줄 힘이 없으면 처지게 마련이다.나는 내심 이번 마라톤을 한국마라톤의 정상유지냐,퇴보냐의 시발점으로 파악하고 싶다.마라톤 트로이카(나를 포함해)중 두각이 무너졌다는 것은 여간 안타까운게 아니다.
〈오리건주립대학 기숙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