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포커스>김정일 지도자동지 가상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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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남한기자=지도자 동지,이 회견은 신문에 쓰지않는다는 조건이니까 사실을 사실대로 얘기해 주시기 바랍니다.원자력발전소 건설이급할텐데 언제까지 한국형 안받겠다고 반대할 작정입니까.
김정일=남조선기자동무,거 전제부터 틀렸수다.솔직하게 얘기하겠다고 약속했으니끼니 말이디만,경수로는 우리의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야요.
경수로 세워서 전기 생산하자면 지금부터 10년은 걸리는데,그게 내 정권안정에 전혀 보탬이 안되는거야요.그뿐입네까.
한국형 경수로 세운다고 남조선 기술자아이들이 타락한 자본주의바람 몰고 들락거리면 인민공화국 꼴이 어떻게 되갔시요.내가 한국형 경수로가 트로이의 목마(木馬)라는것 모를 바보가 아니디.
남한기자=그럼 처음부터 목적은 엉뚱한데 있었군요.
김정일=물론! 장난감같은 원자로로 평지풍파를 일으켜 순진한 클린턴을 압박해 미국과 대등한 처지에서 직접협상을 하고 미국과남조선 사이를 갈라놓는 빛나는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디.너무 오래끌면 세계여론이 나빠질게 아니갔시요.양보하는 명분으로 경수로얘기를 꺼냈더니 미국아이들이 덥석 받았시요.그리고 또 있디.
남한기자=또 뭡니까.
김정일=북조선 인민군의 강경파 아이들이 가만히 있어야디.그 아이들 달래기 위해서도 경수로 달라는 요구를 하지 않을 수 없었시요. 남한기자=그럼 경수로 필요없다 그겁니까.
김정일=그게 아니디.남조선 것도 아니고,남조선 이름도 안붙은걸 준다면 받디.
남한기자=미국과 얘기는 어느정도 되어갑니까.
김정일=한국형으로 하고 이름만 내세우지 말자고 그래. 그리고경수로 건설 책임도 미국회사에 맡기자는데까지는 미국이접근해왔시요. 그러나 설계와 노형이 미국것이라야 돼. 그렇게 되면 남조선도 건설에 제한적으로 참여시키는 문제를 미국하고 의논하갔시요.
남한기자=한국이 끝까지 반대하고 미국이 한국의 양보를 못받아내면...
김정일=지금 미국이 압력을 넣고 있시요. 그래도 안되면 동결된 원자로에 연료를 슬슬 재장전하는척 해야디.
남한기자=다시 유엔의 제재가 논의될텐데요.
김정일=국제원자력기구 감시아래 가동하면 미국도 어쩔수 없디.
미국과의 약속위반 가지고 유엔이 제재에 나설수 있갔어.
남한기자=결국 어쩌겠다는 건지 시원하게 털어 놓으시죠.
김정일=그러디. 미국 소원대로 npt에 남고 핵동결하갔어.
그대신 미국하고 관계정상화하고,미국투자 많이 끌어들이고.미국원조 받는 편이 훨씬 이득이디. 관계정상화되면 미국과는 적대관게가 아니니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자고하면 뭐라고 반대하갔어. 6월쯤 카터동지가 또 올텐데 그의 권고를 받아서 김영삼대통령과의 수뇌회담에 응해놓고 시간을 끌디. 그렇게 되면 일본하고 국교 트는것도 어렵디 않디. 그건 남조선 외교의 참패 아니갔어.
남한기자=남북관계는 뒷전입니까.
김정일=김정일정권 무너지기 바라는 사람들하고 통일사업 못해.
미국 다독거릴 만큼만 대화를 하디.
남한기자=얘기가 너무 심각해 기사 안쓴다는 약속 못지키겠습니다. 자,그럼...

<국제관계 대기자.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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