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후보 선택 애타는 民自-원점서 쳇바퀴 돌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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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0일 오전11시.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감사원장의 보고를 받을 예정이었다.그러나 정작 보고한 사람은 감사원장이 아니었다.이홍구(李洪九)국무총리였다.두사람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알수 없다.청와대측은 총리의 주례보고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李총리의 주례보고는 따로 잡혀있다.때문에 무슨 중요한 얘기를 하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을 할수 있다.일부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문제를 논의했을 것으로 본다.사실 李총리는 총리가 될때부터 서울시장후보의 한사람이었다.행정경험도 쌓고 지명도도 높이기 위해 총리를 시켰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그게 아니라는 얘기는 없었다.그래서 아직도 유효한 방침으로 보인다.문제는 당선 가능성이다.
여권이 서울시장 후보문제로 고민하고 있다.이만저만한 고민이 아니다.이회창(李會昌)前국무총리의 영입도 사실상 무산됐다.李前총리는 서울시장 불출마 의사를 굳힌 것으로 전해진다.그의 성격으로 봐 입장이 바뀔것 같지는 않다.
애시당초 李前총리 영입에는 여권내에서도 이론이 많았다.그를 탐낸쪽은 민자당이었다.청와대는 생각이 좀 달랐다.그때문에 아주적극적이지는 않았다.이제와서 최병렬(崔秉烈)시장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그러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박찬종(朴燦鍾)의원의 영입도 옛날얘기가 돼 버렸다.민자당내의반대가 워낙 컸다.이제는 朴의원 자신이 그 가능성마저도 차단한다. 모든 것은 원점이다.다람쥐 쳇바퀴만 한참을 돌았다.그런사이 민주당은 조순(趙淳)前부총리를 후보로 사실상 확정했다.
그렇다고 민자당의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비교적 유리한 선거구도를 짜는데는 성공했다.일단 朴의원의 출마는 기정사실화 됐다.최소한 3파전이다.민주당이 趙前부총리를 고른 것도 민자당으로서는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그만큼 정치색은 엷 어진다는 생각이다.문제는 이제 민자당후보를 누구로 하느냐다.
李총리도 그중 한사람이다.그러나 민자당내에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특히 일본선거의 돌풍도 의식치 않을 수 없다.기왕 후보를늦게 내세운다면 참신성이라도 앞서야한다는 것이다.그런 의미에서지금까지 거론됐던 후보들은 참신성이 떨어진■.
민자당의 고민은 거기에 있다.아마도 의외의 인물이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李年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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