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야시 사토루 한국킬러로 급부상-8회 후지쓰盃 중간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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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일본바둑의 새 얼굴,고바야시 사토루(小林覺)가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조치훈(趙治勳)9단.서봉수(徐奉洙)9단.조훈현(曺薰鉉)9단이 차례로 그에게 무릎을 꿇었다.
조치훈은 지난달 日최대의 기성전(棋聖戰) 도전기에서 사토루9단에게 2승4패로 타이틀을 내줬다.
이때만 해도 바둑계에선 사토루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사토루가 강한게 아니라 조치훈이 약해진 것 같다』는 분위기였다. 지난 1일 도쿄(東京)에서 제8회 후지쓰배가 시작됐다.1회전의 빅카드는 서봉수-사토루전.여기서 徐9단은 아쉬운 반집패를 당하고 말았다.
3일의 제2회전.이날의 빅카드는 모두 3국.세계바둑계의 황제조훈현이 사토루와 대결하고 이창호가 고이치와 맞섰다.또 한판은유창혁(劉昌赫)6단과 중국의 녜웨이핑(섭衛平)9단전.
설마했으나 사토루는 曺9단을 15집반차로 대파했다.이창호는 필승 국면에서 믿을 수 없는 후반 역전패.오직 劉6단만이 섭9단을 반집차로 제쳤다.세계 최강의 한국바둑이 이날 두 小林에게꺾여버리자 일본은 쾌재를 불렀고 한국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9단의 뒤를 이어 한국 킬러로 떠오른사토루9단은 올해 36세.기타니(木谷)도장 출신으로 두터운 바둑을 구사하는 정통파다.10여년간 큰 타이틀 하나 없이 제2선에서 버티더니 올해 갑자기 치고 나왔다.한국바둑 이 세계 최강의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선 누군가 사토루9단을 꺾어줘야한다.공교롭게도 후지쓰배 8강전에서 사토루는 또다시 한국선수를만났다.바로 제6회 후지쓰배 우승자인 유창혁6단이다.
〈대진표 참조〉 두 사람은 6월3일 중국의 명승지 구이린(桂林)에서 격돌한다.이 한판은 몹시 중요하다.
일본의 새 얼굴 사토루를 劉6단마저 막지 못한다면 한국바둑은과거 중국이 그랬던 것처럼 장기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흐름은 안좋다.무엇보다 조훈현의 연패가 마음에 걸린다.큰 승부에강한 유창혁이 이 흐름을 역전시킬수 있을까.「 타도 사토루」의대임을 맡은 유창혁의 어깨가 무겁다.
朴治文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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