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의원 44% 재계출신-뉴스&월드리포트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우리나라에서 지자제선거를 앞두고 기업인의 정치참여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美하원에 진출한 재계출신인사들이 부쩍 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유에스뉴스 & 월드리포트誌 최근호는 현재 재계에 몸담고 있거나 과거 기업경험이 있는 美하원의원 수는 모두 1백91명으로 전체 하원의석 4백35명의 43.9%에 이른다고 보도했다.이는절대인원이나 비율면에서 美의회사상 가장 높은 수 치다.
재계출신 하원의원은 지난53년 1백31명에서 60년대 1백50명대로 늘었다가 70년대 중반 1백명 가까이로 급감했다.
그후 1백30명 안팎의 변동을 보이다 지난해 11월 선거결과대거 60명의 재계출신인사가 새로 의사당에 발을 디디면서 재계출신 하원의원수가 일약 1백90명을 넘어선 것이다.
이에 따라 출신배경으로 본 美하원의원의 순위에서도 재계출신이전통적인 의원배출 분야인 법조출신(1백70명)을 제치고 단연 수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재계출신의원들이 급증한 것은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기업인들이 대거 정치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정치에 입문하게된 계기는 대략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정치도 기업경영이나 별반 다를게 없다는 유형이다.이들은 중소기업을 경영해본 경험을 정치에 접목시키면 법조출신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의회활동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또 한가지 유형은 기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갖가지 고충을 기존 정치인이나 정부관료들에게 의존할게 아니라 직접 나서서 해결하겠다는 적극파다.
초선인 톰 라담(공화)의원은 아이오와주에 있는 자신의 종자회사가 새로 제정된 공기청정법에 따라 매월 1만달러이상의 비용을추가부담하게된 직후 출마를 결심했다.그는 『정부관료들은 현실세계의 실상을 모른다』며 이를 시정하기 위해 자신 이 직접 입법과정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중소기업출신 의원들은 의회에 진출해서도 예산심의에서부터규제완화에 이르기까지 각종 의회활동에 기업마인드를 불어넣고 중소기업인들의 고충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이들은 이같은 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중소기업 생존회의」라는 의원단체를 하원에 조직했다.
이 모임을 창시한 3선의 빌 젤리프(공화)의원은 『중소기업에대한 정부의 지나친 과세와 규제에 맞서 싸우고 미국 중소기업인들의 기업가정신을 뒷받침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이 모임에는 공화.민주당을 합쳐 44명의 의원이 가입해4백70만명의 중소기업가들을 대변하고 있다.
이들의 선거자금을 지원하는 기금도 있다.중소기업 로비단체인 전국독립기업연합은 지난해 1백50명의 공화당후보와 24명의 민주당후보에게 70만달러를 기부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출신 의원들이 의회와 정부의 경제정책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비판의 시각도 있다.중소기업가로서 체험한 현실만이 현실세계의 전부는 아니라는 얘기다.
金鍾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