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淳카드로 기우는 民主-서울시장후보 영입에 박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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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조순(趙淳)前부총리는 5일 『사흘전 민주당의원을 만나 서울시장 후보 제의를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그는 또 정치입문 여부에 대해 『시일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조심하면서도『검토해 보겠다』고 한걸음 더 나갔다.
한달 전만 해도 『절대로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했던 趙前부총리다.이기택(李基澤)민주당총재도 4일 북아현동 자택을 방문한조세형(趙世衡.서울성동을)부총재에게 趙前부총리의 영입 가능성을시인했다.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趙前부총리쪽 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6월지방선거의 핵심인 서울시장후보로 趙前부총리를 비롯,이회창(李會昌)前총리,고건(高建)前서울시장등 세 사람을 집중적으로 접촉해왔다.이 작업에는 당내 최대계보인 동교동계가 앞장을 섰다.
당연히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이 서울시장 후보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있다는 해석도 뒤따랐다.
그러나 李前총리의 경우 기자회견까지 하며 정치 입문을 부인했고 高前시장도 시기상조라며 난색을 표시했다.게다가 李前총리가 4일 청와대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고 점심을 함께 하자 민주당에서는 『그의 영입은 이제 포 기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趙前부총리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게 됐으며 최근 권노갑(權魯甲.목포)부총재가 趙前부총리로부터 호의적인 답변을 듣게 됐다는 후문이다.
趙前부총리의 영입에는 특히 金이사장의 호감도 상당부분 작용하고 있다.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趙前부총리는 6공 당시 금융실명제.물가안정.중소기업정책을 내세우다가 물러났다』며 『현정부에서도 한은총재로 있으며 한은독립을 위한 소신을 굽히지 않다가물러난 분』이라고 주장했다.동교동계 한 핵심의원도 『趙前부총리는 민주당의 고정지지표에 안정을 희구하는 중산층 표를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趙前부총리를 당의 공식후보로 결정하기까지는 만만찮은 걸림돌이 도사리고 있다.우선 당내 후보자들의 반발이다.지난해 9월 서울시장 출마의사를 밝힌 조세형 부총재는 5일 기자회견까지 하며 경선을 주장했다.어떤 외부인사라 도 당헌에 규정된대로 경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민자당 후보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도 고민이다.「카드」를 먼저 보여주는 결과가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민주당에선 趙前부총리를 내부적으로 잠정결정하더라도 서울시장 후보결정은 5월중순이나 돼야하고 만의 하나 제3의 외부인사가 영입된다 해도 극적 효과를 위해 전격발표 형식을 갖춰야한다는 주장이 주류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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