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의 원작자 뒤라스의 문학과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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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인>의 원작자로 알려진 마르그리뜨 뒤라스((Marguerite Duras)가 1996년 오늘 (3월3일) 81세를 일기로 불꽃같은 생을 마감했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인도차이나를 배경으로 프랑스 소녀와 중국 남자의 격정적이고 탐미적인 사랑을 묘사한 영화의 원작 이 뒤라스의 자전적 소설이라 하여 국내에서는 뒤늦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녀는 20개국에서 55권의 번역본을 출판했을 만큼 프랑스 문화계를 대표하는 지성파 작가이자 감독이였다.

로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 예술의 중심지라는 프랑스에서도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한 그녀는 문학적 재능 뿐 아니라 호사가의 귀를 쏠깃하게 하는 연애사로도 유명하다.

그녀의 첫사랑이였던 영화속 남자 주인공과의 열정적인 사랑도 그러했지만, 81세로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35세나 어린 얀 안드레아와의 나이를 초월한 숭고한 사랑을 과시했다. 뒤라스의 작품에 매료되어 27살의 철학도는 65세의 뒤라스에게 매일 편지를 보내며 사랑을 호소했고 마침내 연인이 된 그는 뒤라스가 죽음에 임박했던 마지막 16년동안 한결같은 애정을 보여주었다.

뒤라스의 사후 둘의 관계는 주로 뒤라스가 얀을 희롱하고 일방적으로 폭언을 퍼붓는 등 폭군으로 군림한 것으로 묘사되었지만, 99년 '그 사랑(Cet Amour la)'이란 책을 펴내 이런 구설수를 잠재웠다.

이외에도 뒤라스는 2차대전 당시 나치에의 가열찬 저항과 5월혁명의 선봉에서 누구보다 파격적이며 격정적인 삶을 살았던 인물로도 유명하다. 지난 98년에는 프랑스의 한 전기작가 뒤라스가 친나치 정부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는 의혹을 제기, 친지와 팬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편 영화를 통해 원작이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정작 뒤라스는 이 영화에 대해 "이것은 내 작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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