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GS칼텍스 부활의 스파이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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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해 10월, 한국배구연맹(KOVO)컵대회에서 우승할 때만 해도 기세등등했다. KOVO컵 준우승팀 KT&G와 지난 시즌 V리그 준우승팀 현대건설은 안중에도 없었다. V3(3년 연속우승)에 도전하는 흥국생명까지 잡아먹을 듯했다. 지난해 12월 4일 KT&G에 0-3으로 잡히면서 ‘이건 아닌데’라는 소리가 들렸다. 지난달 20일 최하위 현대건설에마저 2-3으로 잡히면서 ‘정말 아닌데’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여자배구 GS칼텍스의 2007~2008시즌 전반기 스토리다.

시즌 전 3강(GS칼텍스·흥국생명·KT&G)으로 꼽히다 시즌 시작 후 3약(GS칼텍스·도로공사·현대건설)으로 밀려났던 GS칼텍스다. 그러나 서울 중립경기를 거치면서 부활했다. 서울 경기에서 GS칼텍스는 5승3패를 기록했고, 12일 현재 10승11패로 5할 승률을 내다보고 있다. 4위 도로공사(6승15패)를 4경기 차로 확실하게 따돌렸다.

10일 흥국생명전은 부활한 GS칼텍스의 위력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정대영·배유나(이상 GS칼텍스) 앞에 선 김연경·황연주(이상 흥국생명)가 초라해 보였다. 황현주 흥국생명 감독은 패배를 예감한 듯 2세트부터는 주포인 김연경·황연주를 빼버렸다. GS칼텍스전을 버리는 카드로 쓴 것이다.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경우 어느 한쪽의 절대우세를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활의 원동력은 선수들의 정신력이다. 이성희 수석코치는 “3라운드까지는 선수들이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부진에 빠지면서 자존심이 상했고, 분발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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