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대북 송금과 비자금 사건에 연루됐던 현대상선의 ‘재무 라인’이 모두 이달 말 물러날 예정이다. 재무 라인은 박남성 전무(당시 감사)-김종헌 전무(이사)-유호연 상무(부장)를 일컫는다. 자살 전 정몽헌 회장은 재무담당 라인을 통해 회사 자금을 개인 돈처럼 운용해 온 것으로 특검 조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당시 현대상선은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재무담당자들을 잇따라 해외 지사로 발령냈다. 박남성 전무는 서남아 총괄본부장으로, 김종헌 전무는 유럽본부장으로, 유호연 상무는 미국 CUT담당 상무로 각각 보냈다. 이들은 정 회장의 자살로 수사가 끝난 뒤에도 해외지사에서 계속 근무해 왔다.
이들이 모두 물러나게 된 것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최근 윤리경영을 선언한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대북 송금과 비자금 사건 내용을 알고 있는 임원으로는 당시 회계담당이었던 박재영 기획지원본부장(부사장)만 현대상선에 남게 됐다.
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