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중국 관계 냉기류-中 한국형경수로 설득에 北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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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北京=文日鉉특파원]중국은 오는 25일 베를린 北-美 경수로협상을 앞두고 북한측과 수차례 극비 접촉,한국형 경수로를 수용토록 권유했으나 북한측이 이를 완강히 거부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기사 5面〉 북한은 특히 이번 접촉과정에서 중국측 권유를 정면으로 거부한 이외에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으며,차오중화이(喬宗淮)駐북한 중국대사가 이달중순 극비리에 베이징(北京)으로 날아와 이같은 분위기를 보고한 것으로 전 해졌다.
이에따라 최근 북한-중국관계는 냉기류에 휩싸이고 있다.중국의한 고위소식통은 22일 『한국형 경수로를 수용하도록 북한을 설득해달라는 韓美 양국의 요청에 따라 최근 평양.베이징.뉴욕등지에서 수차례 북한측과 외교접촉을 벌인 것으로 안 다』고 밝히고『그러나 해결방식에 있어 현격한 견해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北-美합의의 성실한 이행이 한반도 정세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현실적」 태도를 취하는것이 바람직하다』며 한국형 경수로 수용을 북한에 완곡히 권유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대해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한국형 경수로 문제를 빌미로북한을 곤경으로 몰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북한정권을 붕괴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한국형 수용을 강력히 거부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북한은 특히 지난해 이후 韓中 양국간 급속한 접근이 계속되고있는 반면 중국의 對북한 경제원조는 갈수록 감소되는등 중국의 對한반도 정책이 균형을 잃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고 이소식통은 밝혔다.
이 때문에 평양에 주재중인 喬대사가 3월 중순 급거 귀국,북한당국의 불만을 본부에 보고한 뒤 지난 21일 고려민항편으로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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