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리스이용 자금조달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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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대규모 설비투자는 리스로 돌려라」.
경기가 회복되면서 작년부터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은행 대출대신 리스사를 이용한 자금조달을 크게 늘리고 있다. 〈그림 참조〉 리스 규모도 기계 몇대 빌리던 수준에서 리스가 불가능한 부동산부문을 뺀 공장 설비의 절반 이상을 통째 임대하는등 엄청나게 커졌다.현대전자는 경기도 이천공장에 16메가D램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작년12월 산업.개발.한일리스등 3개사와 총2억2천만달러의 리스계약을 맺었다.
이 사업에는 총 7억달러가 투자될 예정인데 비상장회사인 현대전자는 해외에서 직접 자금조달이 어려워 나머지 금액도 상당부분리스사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10억달러 정도를 투자해 경기도 수원공장에 16,64메가D램반도체 생산공장을 증설할 계획인 삼성전자도 현재 산업리스.개발리스.새한종금등 3개사와 총 3억5천만달러의 리스계약을 맺어 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투자금액중 60%는 리스로,40%는 해외시장에서 직접 조달할 방침이어서 리스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합섬은 작년 3월 경남 구미에 폴리에스터 공장을 지으면서해외에서 수입한 9백억원 규모의 생산설비 전부를 개발.국민등 4개 리스사를 통해 조달했다.
기업들이 리스를 선호하는 것은 비용부담이 적은데다 자금관리상이점이 많기 때문이다.
2년전만 해도 리스 수수료가 3~4%로 꽤 높았으나 이후 리스사가 크게 늘어 전업사.종금사.신기술금융사등 43개 업체가 각축을 벌이면서 수수료가 지금은 0.2~1%로 떨어졌다.대기업들이 리스사들을 불러「수수료 입찰경쟁」을 붙일 정 도다.
여신관리제도 등으로 인해 은행대출에 제약이 많은 대기업들은 리스를 자금관리 전략으로도 활용하고 있다.삼성전자의 자금담당 관계자는『리스회사를 통해 빌린 돈은 기업의 은행 대출실적에 계산되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은 급히 돈쓸 때를 대비 해 평소에는은행 대출을 줄이고 리스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리스시장도 부쩍 불어났고 건당 리스규모도 커졌다.지난해 리스 계약 실적은 총 4만2천4백11건 19조2천여억원으로 93년보다 건수는 59.5%,금액은 69.3%가 각각 늘었다.
건당 계약금액은 91년의 2억4천만원에서 작년에는 4억5천만원으로 두배 가까이 커졌다.그러나 미국.일본등의 선진국 기업들이 설비투자액의 40%가량을 리스자금으로 충당하는데 비해 국내기업들은 30%선에 머무르고 있어 앞으로도 리스시 장은 성장을계속할 전망이다.
吳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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