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혜,그리고 다구치 야에코"펴낸 金賢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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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자유는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그냥 누리기만 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기 위해,지금도 저의 양심을 억누르고 있는 이은혜라는 불행한 존재를 가족의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그녀 문제를 다시 부각시 키기로 작정했습니다.』 서울생활 8년째를 맞는 대한항공기 폭파범 김현희(金賢姬.33)씨가 그녀의 일본인화에 동원되었던 인물이며 우리에게는 이은혜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일본여인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와의 생활을 회상한 세번째 고백록 『이은혜,그리 고다구치 야에코』(고려원 刊)를 펴냈다.
91년에 나온 『이제 여자가 되고 싶어요』에서도 많이 언급했던 그녀 이야기를 구태여 다시 한권의 책으로 묶은 것은 야에코가 일본인에게조차 망각되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현희씨는 지난 90년 형집행면제를 받아 자유의 몸이 된 후로도 서울에서 수사관의 보호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기도로 시작되는 그녀의 일과는 주로 간증.강연.독서.번역작업으로 채워진다.외출할 때가 가장 즐겁다는 그녀는 특히 남대문 새벽시장을 찾았을 때 시장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에서 성공한 한국경제의 단면을 보는 것같아 인상깊었다고 했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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