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훼방 작전 “야후, MS와 놀지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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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야후, 우리가 도와줄 테니 마이크로소프트(MS)에 가지마.”

인터넷 검색 시장의 절대 강자 구글이 MS의 야후 인수 시도에 대해 전면전을 선언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MS는 446억 달러(약 42조원)를 들여 야후를 인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제안한 상태다. 한때 남부럽지 않은 인터넷 포털 기업이었던 야후는 ‘동네북’ 신세가 됐다. WSJ는 구글의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가 1일 야후 CEO 제리 양에게 전화를 걸어 “MS의 인수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러나 구글이 직접 야후 인수전에 뛰어들 것 같진 않다고 분석했다. 이미 미국 검색시장의 56%를 차지하고 있는 구글이 야후(18%) 몫까지 가져갈 경우 반독점법 위반 논란이 거셀 게 뻔하기 때문이다.

구글이 쓸 수 있는 카드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제3자가 야후를 인수토록 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면에 나서는 기업이 없다. 다른 하나는 야후의 독자 생존을 돕는 것이다. WSJ는 “구글이 MS의 야후 인수를 막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인수에 더 많은 돈을 쓰도록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후 인수전이 치열해지면서 MS와 구글은 연일 장외 설전을 벌이고 있다. 구글 수석 부사장인 데이비드 드러먼드는 “(MS가)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인터넷에서도 부적절하고 불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MS 법무담당인 브래드 스미스는 이에 대해 “구글이야말로 온라인 검색·광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라고 맞받았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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