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猖獗-미친개가 날뛰듯 걷잡을수없이 일어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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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자에서 (견.犬)이 들어 있는 글자는 모두 개.동물,또는 동물의 성질과 관계가 있다고 했다.
狗(개 구),狐(여우 호),狼(이리 랑),獅(사자 사),猿(원숭이 원),낭패(狼狽),猛(사나울 맹),교활(狡猾)등 많다.
창(猖)은 과 昌의 결합인데 昌이 「번창」「왕성」을 뜻하므로개()가 미친듯이 마구 날뛰는 것(昌)이 猖이다.따라서 猖의 본디 뜻은 「미친개」다.
미친 개를 뜻하는 글자에는 광(狂)도 있다.개()가 미쳐서 아무나 보고 「왕왕(王王)!」짖는데서 나온 글자다.미친개에 물리면 공수병이라는 무서운 병에 걸린다.
따라서 猖이나 狂은 결코 좋은 뜻이 아니다.
궐(獗)은 과 궐(厥)의 합성자다.이 있으므로 이것도 개와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厥은 깎아지른 절벽(엄)을 떠받치고 있는()모습이다.그래서 「들려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문(門)이 위로 쳐 들려 있는것이 궐(闕)로써 대궐이며 발(足)을 힘차게 딛고 일어서는 것이 獗이다.그러므로 獗은 개가 힘차게 일어나는 것.곧 「날뛰는것」이다.
따라서 창궐(猖獗)이라면 「미친개가 들고 일어나 마구 날뛰는것」이 된다.미친개가 여기 저기서 猖獗한다면 얼마나 무섭겠는가. 그러나 「전염병(傳染病)이 猖獗」한다면 더 더욱 무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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