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 미국 경제 취업자 수 첫 감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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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호 01면

이번 주로 1년을 맞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미국의 실물경제를 계속 옥죄고 있다. 지난해 2월 8일 HSBC의 대규모 손실 발표로 세상에 드러난 서브프라임 사태는 한국 경제에도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이르렀다.

서브프라임 사태 1년

미국 노동부는 1월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가 한 달 전보다 1만7000명 줄어들었다고 1일 발표했다. 취업자 감소는 2003년 8월 이후 3년5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국의 취업자수는 지난해 10월 14만 명 정도 늘어난 뒤 증가폭이 줄어들다 급기야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택시장 침체와 서브프라임 사태가 건설ㆍ금융뿐 아니라 제조업까지 본격적으로 악영향을 미친 탓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1월 실업률(4.9%)은 전달보다 0.1%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취업자가 많아져서가 아니라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소비지출도 전달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1년 중 가장 큰 대목인 크리스마스가 끼어 있었지만 전달의 상승률(1%)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월스트리트 예상치(1.2%)의 절반인 0.6%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유럽의 금융주간지 유로머니는 최신호에서 지난해 8월 이후 세계 금융시장에서 사라진 돈이 2조 달러(약 1900조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자산담보부증권 등 첨단 금융파생상품이 휴지조각이 되면서 생긴 일이다. 미국 등 주요국 주가가 급락하면서 날아간 돈도 수조 달러에 이른다.

한편 1일 뉴욕 증권시장의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92.83포인트(0.73%) 오른 1만2743.19로 마감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터넷 검색업체 야후를 인수하겠다고 밝히고, 씨티그룹 등 주요 금융회사가 파산 위기에 몰린 채권보증보험사(모노라인)들을 구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사태가 쉽게 진정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별로 없다. 뉴욕대 노리엘 루비니(경제학) 교수는 “미국 경제는 이미 침체에 들어섰다고 봐야 한다”며 “침체에서 빠져나오는 데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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