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 유골 아라비아해에 뿌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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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인도 독립의 아버지 간디가 암살된 지 60주년을 맞아 유족들이 30일(현지시간) 그의 유골을 아라비아해에 뿌린다고 AP통신이 29일 보도했다. 30일은 간디가 암살된 날이다.

바다에 뿌려지는 유골은 한 기업인이 보관해 온 납골함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이 납골함을 지난해 뭄바이의 한 박물관에 기증했다. 간디의 증손자인 투샤르 간디는 “가족회의 결과 유골을 전시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해 박물관에 반환을 요청해 돌려받았다”고 설명했다.

힌두교는 사망 13일 후 시신을 화장하고 유골을 바다나 강에 뿌리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간디의 경우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이 전통을 따르지 않았다. 그래서 화장 후 나온 간디의 유골은 수십 개의 납골함에 분산돼 인도 전역으로 보내졌다. 그래서 지금도 간디의 납골함이 몇 개나 남아 있는지 정확한 개수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간디의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일은 그의 장남인 하릴랄 간디의 가족이 맡았다. 생전의 간디는 장남과 불화를 빚은 일로 유명하다. 하릴랄은 아버지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무저항·비폭력 운동으로 인도 독립을 이끌었던 간디는 인도가 독립한 지 한 달 만인 1948년 힌두교 광신도의 손에 살해당했다.

60년이 지났지만 그의 인기는 여전히 매우 높다. 그의 웃는 얼굴은 도로 표지판에서부터 인도 루피화의 화폐 도안에까지 사용되고 있다. 이번 산골식(散骨式)에 참석하는 인사들의 면면도 만모한 싱 인도 총리, 집권 여당의 당수인 소냐 간디 등 화려하다. 소냐 간디는 인도의 초대 총리이자 생전 간디의 절친한 친구였던 네루 전 총리의 손자 며느리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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