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성장률 5년 만에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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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지난 4분기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는 30일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성장률(4.9%)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어느 정도 안 좋을 것이라고 짐작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치(1.2%)도 밑도는 수준이다. 이로써 미국의 지난해 성장률은 2.2%를 기록했다. 이는 2002년 이래 5년 만의 최저치다.

4분기 GDP 성장률이 급락한 데는 예상보다 심각한 주택경기 침체가 주요한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주택 건설은 26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에 따라 가계 소비도 줄었다. 4분기 소비 지출은 연 2% 증가하는 데 그쳐 3분기 증가율(2.8%)을 밑돌았다. 또한 기업투자 증가율도 9.3%에서 7.5%로 떨어졌다. 수출 증가율도 둔화세를 나타냈다. 전 분기 19.1%에서 크게 하락한 3.9%에 그쳤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붕괴로 금융 시장까지 냉각되면서 6년간 이어진 호황이 사실상 마무리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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