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간 4조원 영어에 쏟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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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인수위는 우선 1조7000억원의 국고 지원을 통해 영어수업을 영어로 하는 영어전용교사(TEE) 2만3000명을 2013년까지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또 2009년부터 매년 5년간 3000명씩 영어 교사 심화연수에 4800억원을 지원하고, 영어를 잘하는 주부를 포함한 영어전용 보조교사의 교통비와 강사비에 5년간 34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현재 전국 초·중·고의 30~40%에 불과한 원어민 보조교사 채용 비율을 늘리기 위해 배치 전 연수와 원어민 교사의 적응 지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5년간 2300억원 정도가 투입된다.

인수위의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교육인적자원부의 2007년 예산은 총 31조원 정도다. 이 중 27조가량이 전국 40만 명에 이르는 초·중·고 교사와 국·공립대 교원의 인건비다.

올해 교육부의 총예산은 34조원으로 늘었지만 교원 급여는 지난해와 사실상 비슷한 수준이다. 대학을 포함한 고등교육 예산이 일부 늘었지만, 교원 증원에 대한 예산은 잡혀 있지 않은 상태다. 새 정부가 출범해 교원 관련 예산을 늘리려면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는 등의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인수위가 내놓은 청사진은 교육부나 기획예산처(새 정부 때는 기획재정부로 통폐합)와의 사전 협의가 없는 로드맵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재정 확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장 영어전용교사와 교원 심화연수 비용을 포함한 4조원의 재원을 마련하려면 국가 재정을 대폭 늘려야 하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없다는 것이다.

2007년 말 현재 사교육비를 포함한 국내 교육 예산은 국내총생산(GDP)의 7% 정도다. 이는 교육 선진국인 아이슬란드와 미국·덴마크보다 낮은 수준이다.

배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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